첫 임신은 정말 금방 찾아와서 설렘 속에서 시작되었지만, 그만큼 조심스럽기도 했다.
임신 초기 검진에서 자궁근종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고, 근종은 자연스럽게 소실되었지만
결과적으로 유산이라는 아픔을 겪게 되었다.
물론 유산의 원인이 자궁근종 때문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 번의 경험은 내게 많은 것을 돌아보게 했다.
이제 다시 임신을 준비하면서 나는 몸의 상태를 더 면밀히 점검하고 싶어졌다.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무엇을 알고 준비할 수 있을까?”,
“이전과 같은 상황을 줄이기 위해 어떤 검사를 고려해야 할까?” 복기하며 여성질환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글에서는 임신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여성질환 5가지를 소개하고,
각 질환의 주요 증상, 진단 방법, 치료 및 관리 전략까지 함께 안내한다.
임신을 계획 중이거나, 과거의 경험 때문에 같은 고민을 하는 누군가에게
이 글이 조금이라도 정보와 위안이 되길 바란다.
1. 자궁내막증 (Endometriosis)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외부(난소, 복강 등)에 존재하는 만성 질환으로,
난임 여성의 약 30~50%에서 발견된다.
Fertility and Sterility 저널(2020)에 따르면,
자궁내막증 환자는 자궁내막의 수용성(receptivity)이 감소되어 착상률이 현저히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분비 증가, 프로게스테론 저항성, 자궁내막 유전자 발현 변화(예: HOXA10 발현 저하) 등으로 인해 수정란이 자궁에 제대로 착상되지 못하게 만든다.
즉, 배란과 수정이 정상이어도 자궁 환경 자체가 착상을 방해하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이에 따라 조기 진단과 항염증 치료, 수술적 접근이 착상 성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2. 다낭성난소증후군 (PCOS)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은 배란장애뿐만 아니라 자궁내막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Human Reproduction Update(2016) 리뷰에 따르면,
PCOS 환자들은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자궁내막 수용성이 낮아져 착상률이 감소한다고 보고됐다.
특히 고안드로겐혈증과 인슐린 저항성이 자궁내막의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기능을 떨어뜨려,
수정란이 착상하기 어려운 상태를 만든다.
또한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2018) 연구에서는 PCOS 여성의 자궁내막에서 HOXA10과 LIF 유전자 발현이 저하된 것이 관찰되었으며, 이는 착상 실패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결론적으로, PCOS는 단순한 배란 문제가 아닌 자궁내막 자체의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착상 장애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
3. 자궁근종 (Uterine Fibroids)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으로,
특히 자궁 내막에 가까운 점막하 근종(submucosal fibroid)이 착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Fertility and Sterility(2010) 리뷰에 따르면,
점막하 근종은 자궁내막의 구조를 왜곡시키고, 혈류를 방해하며 착상률을 30~50%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Human Reproduction 저널에서는
근종이 자궁내막 내 HOXA10 및 LIF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수정란의 부착과 착상 과정에 장애를 유발한다고 밝혔다.
특히 4cm 이상이거나 내막을 변형시키는 근종은 수정란이 착상하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하므로,
임신 전 수술적 제거를 고려할 수 있다.
4. 자궁내막폴립 (Endometrial Polyp)
자궁내막폴립은 자궁내막에 생기는 작은 양성 종양(혹)으로,
자궁강 내 공간을 점유하거나 염증을 유발해 착상을 방해할 수 있다.
Fertility and Sterility(2011) 리뷰에 따르면, 폴립은 착상률 저하 및 반복 착상 실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1cm 이상의 폴립이 자궁내막 수용성(receptivity)을 저해하며, LIF 및 integrin 유전자 발현이 억제되어 배아 부착이 어렵게 된다.
또한 Human Reproduction(2010) 연구에선 폴립 제거 시술 후 임신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결과가 관찰되었다.
따라서 폴립은 단순한 구조물 이상으로, 착상 전 반드시 제거가 권장되는 병변이다.
5. 만성 자궁내막염 (Chronic Endometritis)
만성 자궁내막염은 자궁내막에 미세한 염증이 지속되는 상태로,
무증상일 수 있으나 반복 착상 실패 및 유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Fertility and Sterility(2016) 논문에 따르면,
만성 자궁내막염이 있는 여성은 자궁내막의 면역세포 구성이 변화되고,
LIF·HOXA10 등 착상 관련 유전자 발현이 저하되어 착상률이 감소한다.
특히 시험관 시술 실패 사례에서 자주 발견되며, CD138 면역염색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RB&E 저널에서는 항생제 치료 후 착상률과 임신 성공률이 유의미하게 증가한 결과도 보고됐다.
즉, 만성 자궁내막염은 조용한 착상 방해 요인으로, 진단과 치료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위의 질환들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생리 문제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생식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그 결과 자연임신이 어려워지고, 시험관 시술 등의 의료介入이 필요해질 수 있다.
📌 특히 30대 이후 여성이라면 단순한 ‘건강검진’만이 아닌 여성질환 전문 검진 항목을 함께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임신은 준비된 여성의 몸과, 건강한 생식 환경이 함께 만들어내는 결과다.
임신이 어려운 게 아니라, 진단이 늦은 것일 수 있다.
지금 내가 내 몸을 들여다보는 순간이, 미래의 생명을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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